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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

마라톤을 시작하다. (+2018년 운동일지)

by 이불밖은궁금해 2019. 12. 21.



작년 여름쯤 저녁에 운동하러 나갔을 때였다. 평소에 걷는 걸 좋아해서 운동삼아 자주 나가는 편이다. 가끔 뛰기도 했는데, 오래 뛰지는 못했다. 뛰고 걷고를 반복하며 자유롭게 운동을 했었다.

 

그러다 어느날, 뭔가 목표를 세우고, 조금 더 거창하게? 운동을 해보고 싶었다. 누구나 가끔씩 그럴때가 있지 않나. 사소한 목표라도 없으니까 더 게을러지는 것 같았다.

 

달리기.. 목표.. 마라톤!?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이었다. 좋다. 마라톤을 등록해서 나가보자. 막연한 목표를 세웠다. 인터넷에 '마라톤 일정'이라고 치니까 앞으로의 일정이 나오더라. 아마 그 결심을 할때가 2018년 07월이었고, 두달 뒤 9월에 하프마라톤이 열리는 것을 확인했다. 10km 코스도 있었지만 목표를 크게 잡고 싶었다.

 

마라톤은 42.195km고, 그 반을 뛰는게 하프마라톤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물론 이 몸뚱아리론 어렵겠지만, 끝까지 못뛰어도 완주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무작정 하프마라톤에 등록했다. 나의 첫 마라톤이었고, 이제는 내 취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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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제대로 해보고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설치했다. NRC라는 어플이다. (Nike Run Club)

 

운동 중 GPS를 이용해서 러닝의 거리, 속도, 시간 등을 기록할 수 있다. 매 km마다 음성으로 속도를 알려주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에도 용이하다. 마라톤은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기 때문에 달리기전 항상 어플을 켜둔다.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코치프로그램도 여러가지가 있다.

 

얼렁뚱땅 시작한 마라톤이지만, 변화를 기록해두고 싶어 포스팅을 해둔다. 사실 하프마라톤 정도라서 마라톤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그냥 달리기.

 

<2018.07>

처음으로 러닝을 기록한 달이었다. 기록이라고 할 것도 없다. 달리는 시간보다 걷는시간이 더 많았다ㅋㅋ 이때만해도 20km 하프마라톤은 아주 멀게만 느껴졌다. 헛웃음이 나던시절..

 

그냥 기록하면서 운동하니까 뭔가 더 뿌듯하고 재밌었다. 각 러닝마다 메모를 달 수도 있어서 그날 컨디션과 후기를 기록해뒀다. 1년 만에 메모를 다시보니 '병x'이라고 적혀있다.

 

저 코스는 사실 계속 뛰기만 하기는 어렵다.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코스였다. 그래서 기록도 처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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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
작년 8월의 기록이다. 지난달보다는 페이스가 빨라졌지만, 아직 한참은 멀었다. 3km든 5km든 안 쉬고 뛰지를 못했다. 하지만 지금 봐도 대단한 건 운동량이다. 지금은 이렇게 안 하고 있다.  

숨만 쉬고 있어도 무더운 8월, 러닝 횟수 16회, 113km. 이때는 살도 많이 빠졌었다. 다음 달이 바로 하프마라톤이다 보니, 무리를 했었던 것 같다.

21km를 달린 기록이 있는데, 최초로 하프마라톤 거리를 테스트해봤다. 결과는 처참했다. 15km 넘어갈 즈음부터는 다리가 너무 아파서 못 뛰겠더라. 그 뒤로는 거의 걷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재미가 있었다. 희열감 성취감을 많이 느꼈다. 또 하고 싶었다.

21km 연습 후 오른쪽 발목에 무리가 왔었다. 욕심이 과했었다. 평소 운동을 안 할 때도 발목보호대를 하고 다녔다. 운동 못지않게 휴식도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8월 후반부 페이스가 1km당 6분대로 올라왔고, 대부분 시간을 뛸 수 있었다. 호흡도 괜찮아졌다. 공원에서 뛰다가 집 근처 학교 운동장을 골랐다. 우레탄 트랙이 있어서 발이 훨씬 편하다.

 

 

<2018.09>

기록이 많이 좋아졌다. 9월 평균 1km당 6분 정도의 속도가 나왔다. 지난달까지는 뛰다 걷다를 반복했다면, 이달부터는 5km든 10km든 안 쉬고 계속 뛰었다. 호흡은 전혀 문제가 안됐고, 10km 정도까지는 다리에 무리도 안 갔다. 꽤 뿌듯했다.

그달 말에 첫 하프마라톤을 다녀왔다. 코스 통과하자마자 이렇게 문자가 와서 신기했다. ^.^ 기록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처참하다. 15~16km 지점까지는 어떻게든 뛰었는데, 그 뒤부터는 뛰다 걷다를 계속 반복했다. 애초에 하프 마라톤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그냥 3시간 제한시간 안에 완주만 해보자는 식이었기 때문에 아쉽지는 않았다. 

몸은 만신창이가 돼서 돌아왔지만, 굉장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묘한 중독성을 느꼈다. '다음에 또 나가면 기록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이미 다음 마라톤을 알아보고 있었다. (전체 후기는 브런치에 남겼는데, 티스토리에도 옮겨 놓을 예정임.)

 

<2018.10>
기록을 조회해보니, 하프마라톤 이후 10일가량은 운동을 쉬었다. 발목이 아파서 뛰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쉬고서 다시 운동을 나갔는데, 전체적으로 속도가 많이 좋아졌다. 10월 평균 1km당 5:40분 페이스다. 실제로 컨디션 좋은 날은 1km당 5분 정도 속도로 무리 없이 달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오른쪽 발목 통증이 완전히 가시질 않아서, 조심조심 사려가면서 운동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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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운동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너무 추웠기 때문이다. 상하의 타이즈를 입고, 위에 반팔 반바지를 입고, 바람막이를 걸치고 나갔었다. 뛰다가 더우면 바람막이는 벗고 뛰었다. 정말 춥지만 달리다 보면 열이 나서 가볍게 입을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뛰다 보면 추운 걸 잊고 달릴 수 있지만, 준비운동을 하고 운동장을 가기까지가 매우 힘들었다. 실제로 운동장에 사람도 몇 명 없다..ㅜㅜ 여름 운동과 다른 점은 몸이 좀 늦게 풀린다는 점이었다. 여름엔 1~2km만 뛰어도 몸이 풀리는데, 겨울엔 4~5km는 뛰어야 풀리더라. 

9월 하프마라톤 이후 겨울엔 경기가 별로 없어서 등록한 마라톤 일정은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약간은 심심했다. 어서 봄이 되고 마라톤 시즌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반년 정도의 운동일지를 간략하게 남겼다. 나머지는 다음 포스팅에서..

당시 뜬금없이 시작한 운동이었지만, 2019년 12월 아직까지 꾸준히 하고 있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기도 하지만, 달리고 나면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고, 머리가 가벼워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 단순히 건강 또는 다이어트를 위해서 하는 조깅이라면 모르겠지만, 마라톤을 생각하고 운동을 하는 순간 달리기가 매우 재밌어진다. 매일 운동을 기록하며, 더 나은 페이스를 위해서 여러 가지를 바꿔보고, 연구하는 재미가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도 몇 군데 보면서 정보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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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 달리기 관련 책도 읽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이다. 원래 하루키의 책을 좋아하는 데다가, 주제도 달리기, 마라톤이라서 매우 재밌었다. 소설가 하루키는 직업 소설가가 되고 얼마 안 돼서, 운동 삼아 달리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걸 시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인생에 마라톤은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매년 풀코스 마라톤을 나가는 것은 물론, 100km 울트라 마라톤까지 완주한 사람이다.ㄷㄷ

마라톤을 해본 적 없는 지인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10km 20km 달리기를 왜 하는지.. 이해시키려다 포기했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매력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계속해서 달리기를 할 생각이고, 풀코스 마라톤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아래 사진은 1년간 마라톤 나가서 받은 메달이다. 메달은 그냥 기념품으로.. 등수와 관계없이 완주만 하면 받을 수 있다. 서울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그닥 해본 적이 없었는데, 서울에 큰 경기가 많이 열리니까 그게 참 부럽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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